book review

류큐 왕국, 재일동포 1세 기억의 저편, 현장은 역사다

케이벨르 2023. 12. 1. 18:31

류큐 왕국

평소 오키나와는 알고 있었지만 류큐(硫球)라고 하면 생소한 감마저 들었는데, 오키나와의 역사적인 배경을 인지하고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일본 속의 일본이라는 느낌과 그들만의 역사의식,풍습,언어등도 있다는 것과,중세 오키나와의 대외관계 속에서 조선과의 무역거래도 있었고 1879년 메이지에 오키나와가 넘겨지면서 하나의 부속도서로 전락하고 2차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미국기지로 전환되어 1972년 현재의 오키나와라는 현으로 될때까지 그들은 굴곡과 애환이 많았던 역사를 안고 있었음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이 도서는 저자가 한국에 오키나와를 제대로 알리고 오키나와 조선과의 문화,역사교류가 깊었던 사실,일본에는 다양한 지역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등을 바르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주기를 바라고 썼다는 점이다.역사 연표를 살펴보면 약 3만년전부터 오키나와의 역사가 태동하고 7세기에 수서<동이전>에 류큐국이 등장하며 12세기에 정치적 통솔자 아지가 출현하고 구스쿠가 조영되며 13세기말 원군이 오키나와 본토를 침입하면서 삼산시대가 정립되며,14세기 후기 명이 건국되면서 명은 오키나와에 책봉과 조공무역을 촉구하고 그들은(삿토) 입공을 하게 된다.

 

14세기말 삿토는 고려와 통교하고 1429년까지는 시쇼,쇼하시 부자가 왕위 찬탈등으로 내전의 시대가 이어지며, 자바,푸젠성 래원역 설치,일본,조선,동남아와 무역선을 파견하여 무역 국가로 번영하게 되지만 꾸준했던 동남아와의 무역은 16세기 후반 쇠퇴하게 된다.조선의 임진왜란과 맞물려 히데요시는 조선 침략용의 군량미 제공을 강요하고 1609년 사쓰마군이 류큐  왕국을 침략하면서 실질적인 류큐 지배하에 들어가게 된다.

 

그들의 왕국 체제는 유지되었지만 에도 막부와 종속적인 관계였기 때문에 사쓰마 침략이전을 ’고류큐’라 하고 그 이후를 ’근세류큐’라고 칭한다.18세기 전반 사이온이 삼사관에 취임하며 가장 융성한 왕조 문화가 성립되며 <구양>이 편집되고 1853년 페리가 내항하고 익년 사이에류.미수호조약이 체결되며 1872년 메이지정부는 류큐번으로 삼고 쇼타이왕을 번주로 고치게 되며,폐번치현 체제가 들어서면서 오늘날까지 일본의 행정구역을 보여주게 된다.1874년 청에 최후의 조공선을 파견하고 1879년에는 류큐번을 폐지하고 오키나와현을 설치,메이지 정부는 강제로 슈리성을 접수,쇼타이왕을 도쿄에 이주시키며 류큐 왕국을 종말을 고하게 된다.2차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을 무렵 오키나와 전투로 20만명의 현민이 희생이 되며,1972년 일본 본토로 복귀할 때까지 오키나와는 미국의 지배하에 전진기지로 남게 되었던 것이다.간단하게 역사 연표를 기초로 정리해 보았지만 구체적인 것은 사료나 원서를 통해 오키나와의 역사를 깊게 알 수 있을 거 같다.일본 속의 작은 부속 도서 ’오키나와’는 그들만의 역사,풍습,언어등이 존재했건만 수백년 동안 외세 및 왕위 찬탈전,일본의 침입등으로 제대로 오키나와다운 모습을 유지하지 못한 한의 세월을 살아온 듯하다.비근한 예로 언어도 도쿄를 중심으로 한 공통어(표준어)와 오키나와의 방언은 같은 한자를 쓰고 있지만 읽고 말하는 법이 달라서 이국어에 가깝다고 볼 수 있고 기회가 닿으면 고즈넉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오키나와를 며칠간이라도 여행을 떠나 보고 싶다.청아하고 맑은 산호초의 고향으로...

 

재일동포 1세 기억의 저편

우리는 일제강점기를 역사 교과서 및 조부,부모님으로부터 간접적인 이야기만 듣 고 자랐다.일제 강점기가 갖어다  준 배고름과 차별 의식,낮은 생활 수준등은 이야기를 듣는 자체만으로 불행한 한 시대였고,고통을 밥먹듯이 씹어 삼켰구나라는 비애만이 남았다.

 

일제 강점기가 한창 맹위를 떨치던 1930년대부터 1940년대초 일본제국은 탄광촌이나 항만 해역등 잡역이 필요했는데,현지인보다는 식민국가의 젊은이들을 강제적으로 배에 싣고 간몬 해협을 통과하여 일본땅에 떨구면서 조선의 젊은 청년,처녀들은 힘겹고 고통스러운 삶을 일궈가야만 했다.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것은 1923년 제주에서 시모노세키라고 한다. 이 도서는 재일교포 3세 사진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오에겐자부로씨가 건네 준 재일교포 1세들의 사진첩을 보면서,5년간에 걸쳐 일본 전국에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의 발자취를 어렵게 탐방하여 취재하고 기록한 결과물이며 구술담의 소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취재에 응해 준 교포 1세들은 짐승만도 못한 대우에다 무관심,차별등을 삶의 조건으로 받아 들이면서 젊은 시절 제국 본토에서 청춘을 바쳤을 것이다.

 

중일전쟁,2차 대전이 끝나면서 200만에 이르던 재일교포 1세들은 140만이 조국,조선으로 돌아오지만 나머지 10만은 생계가 일본만 못해 재차 일본으로 돌아가 삶의 터전을 내내 그곳에서 영위하며 살아 왔던 것이다. 기나긴 세월만큼 그들의 얼굴에는 깊게 팬 주름과 투박하고 거칠어진 손마디에는 그들이 일본에서 살아 왔던 기나긴 여정을 전해주고 있는거 같았다.저자가 전하고 있듯이 탐방 취재는 그다지 용이하지 않았던 것같다.

 

일본인이 아닌 식민지 땅의 사람들이기에 말할 수 없는 차별과 부당한 처우,무관심등이 가슴 속에 피먹이 들고 아물줄 모르는 상처를 뭐가 좋다고 입밖에 내고 싶었겠는가?! 흘러간 일제 강점기는 우리 역사에 크나 큰 상처와 고통을 안기고,아직까지도 겸허하고 솔직한 자세로 나오지 않은 일본의 고자세와 비겁한 사과가 일본에 사는 교포 1세에게는 그냥 목숨이 붙어 있기에 살아가는 자체일 것이다. 91명의 교포1세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모진 세월 속에서 그들이 삶의 한 방편으로만 살아와야만 기구한 운명을 이제는 그들의 후손인 우리 세대가 제대로 알고 그들을 위로하며 남은 삶 속에서 억장 무너지는 세월을 감소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또한 소위 자이니치(재일교포들이 그들을 지칭하는)들에 대해서 우리 세대가 복원해야만 할 역사가 남아 있음을 새롭게 인식해야 할때라고 생각이 든다.

 

현장은 역사다

아시아 5개국을 종횡무진하면서 아슬아슬하면서도 위태천만한 전선을 뚫고 생생한 현장감을 보여 준 전선기자의 기록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때로는 생과 사의 경계선에 있었을 그가 범인이었다면 근접할 수도 없었고,거만하고 능구렁이같은 인사들의 취재에도 준비된 자세로 집요함과 끈기로 그들의 혀를 찌르고 무사히 원하는 답을 얻어 낼 수 있었던 거같다.

인도네시아,버마,캄보디아,말레이지아,태국등 20세기말부터 21세기초에 걸쳐 그들의 군부독재,정정의 불안,식민지로부터 독립하려는 소수민족의 의지,짓밟힘,킬링 필드 전범에 대한 재판,동티모르 독립을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등이 주요 대목으로 각인이 된다.

 

수하르트의 장기집권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따라 그도 권좌에서 물러나고 유도요노,와히드등의 합종연횡,아쩨의 외로운 독립 투쟁,4백여년을 포르투갈에서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식민생활에 종언을 고하고 21세기초 독립 국가가 된 동티모르등에서 인도네시아의 면모를 읽어 갈 수 있었다.

영국으로부터 1948년 독립한 버마는 아웅산의 군사독재에 민족해방,민주전선은 허물어졌고 그의 딸 아웅산 수지는 가택 연금에 들어가고 대학생을 주축으로 버마학생민주전선은 군부에 의해 힘다운 힘을 쓰지 못하게 되며,아직까지도 그들의 민주화의 길은 요원하게만 느껴진다.

 

두차례에 걸친 민간인 학살로 잘 알려진 '킬링 필드'의 책임자 처벌을 둘러싸고 미국과 캄보디아는 힘겨루기를 하는데,미국의 키신저의 지시에 의한 킬링 필드가 자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원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이 재판에 면죄부를 받게 되고,역사는 왜곡의 늪으로 빠지며,특이한 것은 베트남이 1978년 캄보디아-베트남간의 전쟁으로 희생당한 민간인들의 책임 소재 역시 미궁 속으로 빠져 버리는거 같다.

장기집권에 부정 부패와 족벌 문제로 도마에 오른 마하티르 전총리 역시 퇴진후 구설수에 오르고 뒤를 이은 바다위는 그의 장기집권 갈무리를 어떻게 할것이며,그가 안고 있는 이슬람 문화와 화교세력들을 조화롭게 끌어안고 국정을 운영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닌가 싶다.

 

태국 역시 일인 지배체제였다.탁신에 의한 독재정권으로 18여 차례의 쿠테타가 있었지만 그는 난공불락의 군부의 비호를 받으며,주식등을 통한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퇴진하면서도 해외망명의 몸으로 차기선거에서 자신의 시대를 또 다시 맞이하려고 한다.그것은 입헌군주제와 탁신이 조종하는 프아타이당이 승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게릴라,저선,감옥,사건,음모를 실체를 캐내기 위해 짧게는 몇일 길게는 몇 년을 기다려 취재하고 기록하여 이 도서는 탄생하게 되었다.

외세로부터 독립을 하고 개발도상국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동남아시아 주요5개국들의 실상을 제각각이지만,군부의 장기집권과 이후 파생되는 정정의 불안과 민주화의 요구,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마음은 한국의 현대화의 단면을 읽어내려는 거같아 대동소이함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다.